와인이야기

[스크랩] 와인의 명소

glencorn 2007. 11. 27. 12:43
포브스 > Life
[미각산책] 실력파 소믈리에가 이끄는 와인 명소
특급 와인바 강남 민트 vs 강북 베니니

▶ 좌)베니니, 우)바153

최근 국내 최고의 소믈리에 두 명이 나란히 강남과 강북의 와인바에 입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남에서 ‘스타 소믈리에’로 통하는 이종화 사장이 이끄는 ‘민트’는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인 반면, 지난해 소펙사 주최 한국소믈리에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전현모 지배인이 이끄는 강북 ‘베니니’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이 두 곳은 음식은 최고급이지만 와인 값은 저렴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실력파 소믈리에들의 조언을 받으며 와인과 함께 늦겨울의 낭만을 즐겨보자.


베니니&바153,
강북의 떠오르는 와인 명소


서울 광화문 역사박물관 옆에 위치한 ‘베니니’. 빌딩 숲 사이 황량한 주변 경관과 달리 문을 열면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어느 레스토랑에 들어선 느낌이다.

덧칠을 안 한 원목 자재가 주는 따스함과 곳곳에 그려진 포도나무 벽화들이 화려함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베니니는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로베르토 베니니에서 따왔다. 전현모 지배인은 “베니니는 이탈리아의 평범한 남자를 뜻하기도 한다”며 “이탈리아 토스카나 풍의 음식과 분위기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영화제작사인 미로비전이 소유하고 있다.

미로비전은 이 신문로 153번지에 복합공간 ‘가든플레이스’를 세우고 1층엔 베니니, 2층엔 바153과 영화관 미로스페이스를 입점시켰다.

메인 메뉴엔 이탈리아 토스카나식 파스타(1만4,000~1만9,000원)에서 최고급 한우로 만든 스테이크(3만7,000~4만0,000원)가 있다. 크림소스로 만든 고추면 페퍼치네 파스타 등 독특한 메뉴가 이색적이다.

메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광대한 와인 리스트. 330여 가지의 와인과 함께 50여 종의 샴페인을 구비했다.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나 특급 요리에 비해 와인 값은 거품을 뺐다. 칠레를 대표하는 와인 몬테스 알파가 5만9,000원, 만화 <신의 물방울>에 등장해 화제가 된 샤토 몽페라가 7만6,000원이다.

전 지배인은 “강남과 달리 시청과 광화문 근처에 와인을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거의 없었다”며 “청담동은 물론 삼청동과 홍대 인근의 와인바와도 차원이 다른 고급 와인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니니의 최고 장점은 전 지배인의 해박한 와인 상식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지배인은 지난해 프랑스 농산물 진흥청이 주최한 한국소믈리에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국가대표 소믈리에’다. 대회 참가자들 중 실전 테이스팅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던 그는 와인에 대해 실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와인은 귀로 마시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마시는 것”이라며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에게 맞는 와인이 가장 좋은 와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스테이크엔 프랑스 보르도 메독 지역의 와인이 좋고 파스타는 종류마다 다르지만 달지 않고 드라이한 이탈리아 와인이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와인이 부족하거나, 음식보다 와인만 원한다면 2층에 위치한 와인바 ‘153’이 좋다. 재즈가 어울리는 정통 와인바로 높은 천장과,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베니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가격이나 와인 리스트는 베니니와 마찬가지다.

위치 : 서울 광화문 신문로 역사박물관 옆. 전화 : 02-3210-3351


‘민트’, 하룻밤 두 얼굴의 와인바


1월의 어느 수요일 저녁 7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근처에 자리 잡은 와인바 ‘민트’. 국내에서 가장 ‘비싼’ 동네에 입점한 데다 실력파 소믈리에 이종화 사장의 명성 때문에 최근 와인 애호가의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와인바라기보다는 다소 밝은 조명과 나지막한 칸막이 때문에 청담동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다. 높은 천장으로 탁 트인 실내공간이 일단 합격점. 메뉴판을 펼치자 코스 요리는 물론 일식·중식·태국 음식까지 등장해 동남아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에 와있는 기분이다.

대표 메뉴로는 홍콩 요리 ‘XO 소스 치즈 랍스터’(2만8,000원)·‘태국식 스파이시 치킨’(1만5,000원) 등이 눈에 띈다. 민트의 이종화 사장은 “고객이 원한다면 메뉴엔 없지만 싱싱한 회(5만5,000원)도 제공한다”고 귀띔했다.

300여 종이 넘는 와인 리스트엔 4만원대 미국 와인부터 수백만 원에 이르는 프랑스 와인까지 다양하다. 무엇보다 저렴한 와인 가격이 놀랍다. 일반 주류 숍에서도 10만원이 넘는 이탈리아 와인인 ‘티냐넬로 2001년산’과 칠레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알마비바 2003년산’이 ‘겨우’ 12만원이다. 이 사장은 “와인 가격에 거품을 뺐지만 특급호텔 레스토랑 못지않은 분위기와 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스 메뉴는 깔끔한 일식을 시작으로 중식·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 구성이 이색적이다. 음식마다 소스 맛도 독특하다. 이 사장은 “대부분 소스는 한국의 된장과 고추장을 기본으로 아시아 음식을 한국화하는 데 주력했다”며 “화학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트의 대표 주방장은 블루펀드·앰플하우스 등을 거친 일본인 호시노 스토무 씨.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요리사다. 호시노 주방장은 “아시아의 다양한 음식을 한국 스타일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식가로 유명한 치과의사 김재찬 원장이 고문을 맡아 한국적인 맛을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밤 9시가 되자 레스토랑 조명이 차례로 꺼지면서 실내는 어느새 고즈넉한 와인바로 바뀌었다. 레스토랑 한 귀퉁이에 장식처럼 있던 바 테이블엔 사람들이 밀려 들어왔다. 사람들은 재즈의 향연과 와인에 취해갔다. 와인 안주 역시 다양했다. 가장 인기있는 안주는 해산물 샐러드(2만원)·마요네즈 새우(2만5,000원)·치즈 모둠(3만원) 등.

일본 호텔학교와 일본YMCA 소믈리에 과정을 마친 이종화 사장은 청담동의 와인바 ‘카사델비노’에서 일하면서 일약 강남의 ‘스타 소믈리에’로 떠올랐다. 삼성동에 있는 와인바 ‘뱅드따블’을 거쳐 현재 민트의 CEO이자 대표 소믈리에를 맡고 있다. 그는 “와인바에선 소믈리에에게 자신의 입맛을 설명하고 추천을 부탁받는 게 좋다”며 “와인바에 와인을 가져갈 때는 와인바에 없는 와인을 가져가는 것이 예의”라고 조언했다.

민트의 코스메뉴 가격은 저녁 5만5,000~8만원, 점심 코스는 1만8,000~2만8,000원이다. 코스뿐 아니라 우동(1만2,000원)·나베(1만1,000~1만5,000원) 등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

위치 :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옆 우성캐릭터199 1층. 전화 : 02-571-9433
손용석 기자
사진 김현동 기자
출처 : 문화 마을
글쓴이 : donh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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